기생충
PARASITE, 2019
봉준호 감독은 그동안 많은 작품을 감독했다지만 사실 본 영화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이번 기생충이 네 번째 영화다
괴물이란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도 한참이나 후에 봤던 영화 괴물
그 괴물의 감독이 살인의 추억도 감독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살인의 추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영화로 아직도 많은 장면이 뇌리를 스치지만
괴물이 왜 1,000만 관객을 넘어섰는지는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다
이후 설국열차를 보면서도 꽤 난해하다 못해 조금은 지루하게 봤던 기억이다
수많은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종국에는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이쯤 되니 기생충이란 영화를 외면할 수 없어 오늘 시간을 내 관람했다
이왕이면 1917이란 영화도 함께 보기 위해 예매했으나 오후에 일이 생겨 다음으로 미뤘다
재개봉된 탓인지 영화관에는 대략 30여 명 정도의 관객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이미 봤던 탓이겠거니 생각한다
우선 여러 미디어를 통해 숱하게 봤던 스틸 컷 등은 영화 초반부에 집중해서 나와 '아, 저게 저런 거였구나' 생각했다
헌데 이상하게도 영화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몰입이 잘 안 되었다
빈부의 차를 선과 악으로 구분짓지 않은 결론이라는 뉴스를 접했기에 기택(송강호) 가족의 사기극이 어떻게 탄로 날지는 궁금했다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서민에게 불행은 늘 한꺼번에 오고 파국에는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들을 주위에서 볼 수 있다
헌데 이런 묘사를 문광(이정은)과 근세(박명훈) 부부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로 기가 막혔다
부자가 마지막 은신처로 집을 설계 당시 만들어 놓은 지하밀실을 이들 부부가 사용하게 되다니...
현실에선 부자가 흘리는 콩고물이라도 먹겠다고 가난한 자들은 서로 치열하게 싸운다
영화를 보면서 이해한 스토리의 맥락은 이 정도?
강남의 싸모들이 과연 자녀의 성적 향상과는 비례하지 않는 개인교수의 외모로 낙점할까 싶은 조금은 비현실적인 면은 보였으나
집부터 시작해 모든 배경이 세트였다는데 정말 실감나게 잘 만들었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더구나 폭우로 흑석동 일대가 모두 침수되었던 초등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 모든 장면이 리얼해 보였다
하지만 봉테일이라 불리는 감독의 치밀한 계산 하에 깔린 컷들을 아둔한 내가 이해하거나 캐치하기엔 너무 어려웠다
그걸 이해하고 찝어내는 평론가나 관객들이 오히려 대단하단 생각이다
아마도 한 번의 관람으로 그걸 찾아내거나 이해하기엔 무리일 테고 또 그걸 알아낸들 감독의 역량은 가늠할 수 있겠으나
영화가 주는 메시지나 임팩트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싶기도 하다
이 영화가 기존의 테두리로는 구분지을 수 없어 봉준호장르라고 해야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영화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나 또한 그냥 흘려보낼 수 있었던 영화였지 싶다
작품상까지는 몰라도 감독상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영화였지 싶다
이 대목에서 개인적으로 강제규 감독이 떠올랐다
영화 쉬리를 통해 처음 그를 알았고 은행나무 침대,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강제규 감독의 팬이 되었다
헌데 그의 행보는 이상하게 감독보다는 제작자로 또 강남의 Zoooo2 영화관을 인수 사업가로의 모습을 보였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단적비연수(은행나무 침대 2)를 기획 제작했지만 폭망하고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재기하는 듯 했으나
마이웨이를 기획 제작하며 다시 하향길로 들어서 많이 아쉬웠고 이후로는 잊혀져가는 감독이 되었다
강제규 감독처럼 흥행의 성공을 통해 제작자로 변신해 더 멋진 작품을 만들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봉준호 감독은 앞으로도 더 많은 영화를 만들어 마이더스 감독으로서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남아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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