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에 효를 다해라, 돌아가시고 나면 많은 것들이 후회로 남을 테니...'
하지만 삶에서 얻어진 인생 선배들의 진리마저도 자주 듣다 보면 너무 흔한 말이 되어
언젠가부터는 그 말의 진정성을 무시하고 흘려버리게 되었다
이제 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만은
내가 만약 그때 깨달았다고 해서 효를 다했을 거란 생각은 않는다
10년 전 남편을 먼저 보내고 이후의 삶에선 무려 4차례나 큰 수술을 받았으니
극히 평범하진 않은 고통의 시간이었겠구나 생각하면 가여운 여인의 삶이었지 싶다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하나님께 매달린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살아생전 교회에 함께가자는 작은 소망 하나 들어주지 못했음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망선고를 받아들 때 그리고 입관하던 때 전해지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의 냉기에서는
도저히 침착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이젠 유품이 되어 널브러진 방안을 들여다보니 마음 한 켠이 휑해지기도 한다
아직은 실감이 나질 않지만 순간순간 기억의 편린을 잡을 때면 또 ...
시체처럼 긴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제의 모습 그대로이다
매년 맛이 달라지는 김장김치에 올해만 담고 내년엔 사 먹어야겠다 하면서도
결국 또 거실 한쪽에서 기를 쓰는 모습이 오버랩된다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지만 당분간은 그런 사소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리워할 테지
장례식 내내 소리 내어 운 적이 없었는데...
부디 그곳에서 아버지와 함께 못 다하신 사랑 이루세요
그런 와중에 딸아이가 남친이라며 소개를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슬픔을 잊고 웃을 수 있었던 순간도 있었다
이렇게 부모와 자식 간의 삶은 이어져 나가는 건가 싶다
함백산추모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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