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머리를 이발사처럼 깎고,
다른 사람은 서툴게 오래 걸려 깎았는데
먼저 깎은 사람은 몽둥이 찜질을 당하고,
쩔쩔매면서 깎은 사람은 칭찬을 받았다
매를 맞은 이발사가 궁금해서 그 이유를 물으니
"네 놈은 자주 머리를 깎은 나머지 재주로 깎는데
저 놈은 정성으로 깎았다
재주는 어느때나 실수가 있는 법이니
실수하면 생명을 상하게 한다
그러니 네가 깎을 때 나는 사색(死色)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저 눔은 정성으로 깎으니 살점은 베여도 목은 안베이니까
모가지를 맡겨도 안심이 되었다
네가 깎을 때 나는 저승을 갔다온 기분이고
저 눔이 깎을 때 나는 극락간 기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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