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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나를 돌아보니...

by 뚜시꿍야 2009. 7. 17.

 

 

대학시절 나는 공립을 다녔기에 남들보다 절반의 학비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부모님의 부담을 줄였다는 안이한 생각에 아르바이트는 커녕 용돈까지 얻어썼다

그러는 어느 날 교회 장로님이 중학생자녀를 과외할 수 있느냐는 제안에 해보겠다고 시작했었다

아이의 성적은 거의 바닥이였고 산만하기 이를데 없었다 

일문지십이 아니라 하나를 가르쳐주면 돌아서서 잊어버리는 그런 학생으로 기억된다

 

두어 달 지났지만 아이의 성적은 바닥에서 벗어날 줄을 모르고 가르치는 나 또한 지쳐가기에 이르렀다

다른 친구들은 나보다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괴외비를 받으면서도 잘 지내는 모습에 조금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기회를 봐서 과외비를 좀 더 올려달라고 말해야 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그런 기회는 곧 찾아왔다

 

내가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장로님 또한 조심스럽게 말씀을 하신다

"아이의 성적향상이 가시적으로나마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내가 자식을 잘 알기에 그런 큰 기대는 하지 않네

반면에 자네도 특히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같지 않기에 용돈이나마 벌어보라는 생각으로 제안했던 것인데..."

 

그 순간 아차 싶은 생각에 몸둘 바를 몰랐다

젯밥에 더 눈이 멀어 내가 해야할 바를 제대로 하기나 한 것인지 무척 창피했던 기억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연봉에따라 몇 군데를 옮기면서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회사에 기여하는 바 만큼의 봉급을 내가 받고 있는것인가 싶은 생각이 있다

진정 내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는 무엇이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물불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단 생각을 가진 적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흐르고 익숙해질수록 불만이 생기고 부지부식간에 불평을 토로하게 된다

 

최저임금이 시급 4,000원 정도라는데....

비정규직 사원이 3백만명을 넘는다는데...

등록금을 마련하기위해 휴학을 해야만 하는 학생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데...

아파트 관리비 조차도 연체되는 집이 한 동에 서너 가정이 된다고 하는데...

 

정작 힘든 상황에서 손을 내민 사람들에게 환경에 익숙해질 수록

올챙이적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되겠단 생각이다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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