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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천사약국

by 뚜시꿍야 2010. 5. 4.

 

"아빠! 나 오늘 병원에 갔다왔어"

나를 보자마자 병원에 다녀왔다는 아이 말에 놀라 "왜, 어디 아팠어?" 하고 묻자

"의사 선생님이 사랑 결핍이레 그래서 약을 조제해 주셨어?"

"그게 무슨 말이야?"

영문을 모르는 나에게 아이는 차근차근 설명을 해준다

 

담임선생님이 어린이날이라구 아이 반 학생 모두에게 약을 처방하셨단다

약 봉지에는 사탕과, 캬라멜, 쵸콜릿, 껌 등을 넣고 약봉지에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일일이 적어 놓으셨다

어쩜 이런 생각을 다 하셨을까? 

학생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는 다 다른 내용이라는데...

이걸 만드신 선생님의 정성이 어떠하셨을 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약봉지까지 직접 손으로 만드셨다니...

 

스승의 날 선생님께 선물을 전한 적은 있어도 선생님이 학생들 개개인에게 어린이날 이라고

선물을 줬다는 얘긴 처음 듣는다

내 기억속의 어린이날엔 기껏해야 학교 육성회(지금은 운영위원회라고 한다)에서 주는

과자 봉지가 전부인줄로 알았던 내겐 충격과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이런 선생님의 사랑과 보살핌이 있어 아이의 학교생활이 너무 멋질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약봉지 뒷면에 쓰여진 내용들이 너무 재밌다

- 스승을 존경하지 않은 이에게 약을 조제하는 경우에는 혈압이 올라가거나

   목소리가 커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약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에겐 투여하지 마십시오 

- 조제하는 사람의 사랑과 정성을 믿지 못할 시에는 약효가 없습니다

- 복용자의 눈에서 눈물이 나거나 가슴 찡한 증세가 있을 수 있습니다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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