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짬을 내어 지방에서 조경림을 하는 친구를
찾았다
올 해는 배추고 무고 웬만한 작물들이 재배가 되지
않아 도시와 마찬가지로 힘들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밭떼기 배추도 중간상인이 재배하신
분께는 먹을 만큼은 주고 갔지만 요즘엔 한포기도
남기지않고 싹 뽑아간다고 한다
그러니 배추농사를 지었어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제 값 다 주고 사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화 된 유명한 쌀도 이 곳에서 가져다가 자기
브랜드로 파는데 이는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는
일이란다 즉, 타지역의 나락을 가져다가 그 지역에서
도정하면 그 지역의 쌀이 된다고 하는데....
원산지 표시가 있으나마나 싶었다
농사를 짓는 사라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는 친구는 한 마디 덧붙였다
"도시 사람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새벽부터 줄지어 서서 서울시에서 배급하는 배추 몇 포기를 받아들고 환희에 찬 표정을 짓는 모습이나 수량부족으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낙담하는 표정은 잘 산다는 사람들도 그 표정이 너무도 가관이다 보통 한 가정에서 배추 10포기 정도면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아무리 배추값이 비싼들 10만원 정도면 담을 수 있는데 그게 그렇게 비싼 것인지 그 동안 너무 싸게
먹어 온 탓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지만 한 끼 식사로 외식비 10만원은 아낌없이 지불하는 모습을 보면 납득하기가 어렵다"
언젠가 우스갯 소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 글씨 우리 마을엔 비행청소년이 한 명도 없다니께 비행청소년이라도 있음 좋겠구먼"
알고보니 마을에 젊은이가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지금은 청소년 씨가 말라 비행청소년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일을 목격하게 되었다
마을 앞에 사거리가 동서는 직선도로지만 남북은 곡선도로라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라 한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교통사고 당할 사람이 없어" 라는 친구의 말 한마디가 너무 낯설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 볼거리를 찾아 차를 타고 1시간여를 다녀봤지만 지나가는 차와 오토바이를 모두 합쳐도 20여대가 되질 않았다
가끔 여행을 하면서 지방 시골에 어째서 아파트가 저리 많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부분 노인들과 외지인이 사는데 노인들은 일단 살기에 편해서란다 살던 집에서는 여느 농촌이 다 그렇겠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베인 탓에 눈뜨자마자 방을 나서면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일거리란다
그래서 모두 임대 아파트로 이사간다는 것이다 그러니 폐가가 많이 생기고 농사 지을 사람이 사라지는 일은 당연한 듯 했다
한 때는 광풍처럼 유행하던 체험농장이나 주말농장도 모두 접는 상황이라고 한다
별별 사람들이 찾다보니 일보다는 사람에 치여서 못한다는 것이다
도시사람이 시골환경에 적응치 못하고 화장실이 어떻니, 벌레가 많다느니, 씨만 뿌리고 관리도 않던 사람이 어느 날 찾아와
자기 밭에 농작물이 왜 이러냐며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은가 하면, 마치 놀이객처러 만취하여 온갖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도 있다한다
지방자치제가 된 후로는 많은 지자제에서 축제를 계획하듯 그 곳도 '지평선 축제' 를 한다고 한다
년간 약 60억에 이르는 예산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외국인도 많이 찾는 축제로 그 모습을 갖췄으나 문제는 숙박이나 위락시설이
전무하다보니 관광객들이 들렸다 휭허니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1년에 한 번 뿐인 축제를 위해 시설을 갖춘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많은 지자체의 축제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는 생각이다
한 때는 핵폐기물처리장 건립이 들어선다는 소문에 투기꾼들이 몰리면서 땅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는 통에 많은 주민들이
대출을 받아 썼다고 한다 그러나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대출금은 이자와 더불어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되어 죽을 맛이란다
땅값이야 다시 떨어지고 지금은 거들떠 보는 사람도 없어지자 잔뜩 부풀었던 마음에 이젠 농사짓기도 포기하고 만단다
다시금 새만금 방조제가 개통되고 무인도였던 신시도와 여미도에 이미 투기광풍이 불어 닥쳤지만 남의 집 잔치로만 보인단다
최근 경기도 금촌쪽의 재개발 지역 주민들의 모습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란 실감을 하게된다
정치에 대한 많은 인식의 변화도 보였다
예전의 군수나 지사를 뽑을 때엔 그 지역 토박이여야만 하는게 당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학력이 미천하고 배움이 적다보니 정치를 하는 토박이들이 나쁜 짓만 따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외지인이라도 능력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원어민 강사들이 시골 구석까지 찾아오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부들을 보는 일이란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흑인도 백인도 그렇고 휴일날 대형마트에 가면 여기가 대한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외국인들이 붐빈다고 한다
지금도 어느 마을의 이장은 외국인이란 말은 들은 기억이 있는데 몇 년 후엔 외국인이 군수가 되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을까?
드넓은 김제평야의 많은 벼들이 추수를 앞두고 있지만 '벼 에이즈'로 불리우는 '줄무늬잎마름병'으로 많은 벼들이 말라 있거나
염해피해로 빨갛게 변한 벼들이 추수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논을 보니 남의 일처럼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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