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출석부의 용도중 하나는 회초리 대용이였다
고등학생시절이었나? 가물가물하지만 우리 반 60여명이 한 대씩 맞다보니
출석부가 너덜거려 반장이 테이프로 도배를 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몇 일전 날아 온 고등학교 동창회로 부터의 문자 메시지
'3학년 1반 ooo, 0월 0일 발인 △△병원 영안실, 많은 조문 부탁드립니다'
한 참을 생각해 본다 누구더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름이 가물가물 얼굴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앨범을 들춰보면 생각나려나 싶지만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책꽂이를 뒤적거리려다 이내 그것도 귀찮아 그만 두고 만다
그런 몇 번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게 솔차니 된다는 생각에 이제 우리 나이가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 싶었다
동창회에 나가 얼굴을 보면 학창시절의 얼굴이나 모습들이 새롭게 떠 오른다
그러면서 전해 듣는 이야기는 누군 어떻게 죽었고, 누군 어떻게 죽었다더라하는 얘기다
시절이 좋다는 친구는 없고 살기가 힘들고 벅차다는 얘기들 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창들의 부모님 부고가 전해졌지만 언젠가부터는 동창들의 부고소식이 전해진다
삶을 저버리는 것도 나이 순서대로 가는 것은 아닐터인데 내 나이 이제 50줄을 코 앞에 두고 있다보니 허탈한 느낌마저 몰려온다
부고메시지가 마치 저승사자의 출석부처럼 다가오는 이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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