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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우리 딸, 이제 다 컸네

by 뚜시꿍야 2010. 4. 7.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 중 한가지는 잠자리에 누워 뒹굴거리며 딸 아이의 뽀송뽀송하고 보들보들한 엉덩이를 만지는 거였다

헌데 어느 날 아이의 일기장에 이렇게 써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젤 싫어하는 한가지는 아빠가 내 엉덩이 만지는 거'

일기장에 써 있는 선생님의 답변 'ㅋㅋㅋ 아빠랑 잘 타협해봐...'

아이의 엄마 왈 '이제 그만 해요'

 

아~ 슬프다~  세상의 즐거움을 빼앗긴 나

 

지난 일요일 처갓집 이모할머니의 팔순잔치가 있었다  저녁에 뷔페식당에서 가족들만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도 출발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딸 아이가 안가겠다는 것이다  지레 짐작으로 혹시나 아이가 '천하무적야구단'을 보기 위해 안가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저녁거리를 준비해 놓지 않았으니 같이 가자  '천하무적야구단'은 DMB로 볼 수도 있잖아" 했더니 그런게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정한다  그냥 사람들 많은 곳에 가기 싫다는 것이다   할수없이 아이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집사람이 "그럼 네가 알아서 챙겨먹던지 말던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하고 나와 집사람만 출발했다  가는 도중 어른들께서 너무 늦게 온다고 전화로 꾸중하셨다  쩝~

 

"외동딸이라서 혼자 있기 싫어하는데 요즘엔 좀 이상해... 늦는다고해도 괜찮다 하고 더 늦어도 상관없다 하고...

그리고 요즘 정은이가 나하고 같이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  뭐든지 엄마하고만 하겠다네"

"아무레도 사춘기가 온 듯 해  요즘 많이 예민해져 있고, 어른들이 많은 곳엔 가지 않으려고 해, 좀 더 신경 써야 할 거야"

안그레도 요즘 산책도, 쇼핑도, 먹고 싶은 것을 사준다고 해도 요지부동이다  

 

아~ 이제 무슨 재미로 아일 키우나?

 

저녁을 먹고 아이에게 전화를 해 보았다 

"어떻게 저녁은 먹었니?, 뭘 먹었니?  집에 네가 해 먹을 만한게 없을텐데..."

"말로는 설명할 수 없어, 내가 사진 찍어 놨으니 와서 봐" 한다

'도대체 뭘 해먹었길레 설명할 수 없다는거야, 혼자 해 먹을 수 있는 거라곤 라면 뿐일텐데...'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는 자신이 찍어 놓은 요리사진을 보여준다

"허걱~  이걸 네가 만들었단 말야?  어떻게 만들었는데"

"아빠가 만들어 준 걸 생각도 해 보고 인터넷에서 레시피도 보고 만들어 봤어"

"맛있었겠다  우리 딸 이제 다 컸네 하하하~"

 

   

      

       ▲감자, 양파,

          파프리카 볶음 

   
   

 

   

 

▲ 식빵을 자른 후 달걀을 입혀 튀김

 

 

 

 

 

 

 

 

 

 

      

      ▲ 어디서 이 재료들

      을 다 찾아냈는지...

      헐~  맛있었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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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쨈을 바른 식빵 위에 방울토마토, 오이피클, 치즈를 얹음

 

 

 

 

 

 

 

 

 
 

 

▲ 옥수수콘에 치즈를 얹고 케첩을 뿌림

 

    

    ▲ 렌즈에 치즈를 녹임

 

 

 

    

     DdooSiKkoong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