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 중 한가지는 잠자리에 누워 뒹굴거리며 딸 아이의 뽀송뽀송하고 보들보들한 엉덩이를 만지는 거였다
헌데 어느 날 아이의 일기장에 이렇게 써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젤 싫어하는 한가지는 아빠가 내 엉덩이 만지는 거'
일기장에 써 있는 선생님의 답변 'ㅋㅋㅋ 아빠랑 잘 타협해봐...'
아이의 엄마 왈 '이제 그만 해요'
아~ 슬프다~ 세상의 즐거움을 빼앗긴 나
지난 일요일 처갓집 이모할머니의 팔순잔치가 있었다 저녁에 뷔페식당에서 가족들만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도 출발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딸 아이가 안가겠다는 것이다 지레 짐작으로 혹시나 아이가 '천하무적야구단'을 보기 위해 안가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저녁거리를 준비해 놓지 않았으니 같이 가자 '천하무적야구단'은 DMB로 볼 수도 있잖아" 했더니 그런게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정한다 그냥 사람들 많은 곳에 가기 싫다는 것이다 할수없이 아이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집사람이 "그럼 네가 알아서 챙겨먹던지 말던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하고 나와 집사람만 출발했다 가는 도중 어른들께서 너무 늦게 온다고 전화로 꾸중하셨다 쩝~
"외동딸이라서 혼자 있기 싫어하는데 요즘엔 좀 이상해... 늦는다고해도 괜찮다 하고 더 늦어도 상관없다 하고...
그리고 요즘 정은이가 나하고 같이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 뭐든지 엄마하고만 하겠다네"
"아무레도 사춘기가 온 듯 해 요즘 많이 예민해져 있고, 어른들이 많은 곳엔 가지 않으려고 해, 좀 더 신경 써야 할 거야"
안그레도 요즘 산책도, 쇼핑도, 먹고 싶은 것을 사준다고 해도 요지부동이다
아~ 이제 무슨 재미로 아일 키우나?
저녁을 먹고 아이에게 전화를 해 보았다
"어떻게 저녁은 먹었니?, 뭘 먹었니? 집에 네가 해 먹을 만한게 없을텐데..."
"말로는 설명할 수 없어, 내가 사진 찍어 놨으니 와서 봐" 한다
'도대체 뭘 해먹었길레 설명할 수 없다는거야, 혼자 해 먹을 수 있는 거라곤 라면 뿐일텐데...'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는 자신이 찍어 놓은 요리사진을 보여준다
"허걱~ 이걸 네가 만들었단 말야? 어떻게 만들었는데"
"아빠가 만들어 준 걸 생각도 해 보고 인터넷에서 레시피도 보고 만들어 봤어"
"맛있었겠다 우리 딸 이제 다 컸네 하하하~"
▲감자, 양파, 파프리카 볶음 |
||||
↑
|
||||
▲ 식빵을 자른 후 달걀을 입혀 튀김
|
←
|
▲ 어디서 이 재료들 을 다 찾아냈는지... 헐~ 맛있었겠다 ㅎㅎ
↙ ↘ |
→
|
▲ 쨈을 바른 식빵 위에 방울토마토, 오이피클, 치즈를 얹음
|
|
|
|||
▲ 옥수수콘에 치즈를 얹고 케첩을 뿌림 |
▲ 렌즈에 치즈를 녹임
|
'건넌방 >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이는 것을 믿어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0) | 2010.04.16 |
---|---|
내게는 지금이 봄날 일지도 모른다 (0) | 2010.04.12 |
아빠의 전국일주 ② (0) | 2010.04.06 |
아내의 수다는 무죄다 (0) | 2010.04.03 |
엄마에게... (0) | 2010.04.02 |